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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월요논단] 이민정책, 경기도 사례가 던지는 질문

작성자 : 아시아문화연구원 날짜 : 26/04/21 16:01 조회 : 28

[월요논단] 이민정책, 경기도 사례가 던지는 질문

 

입력 2026-04-12 19:55

지면 아이콘지면

지속가능성 성패 ‘현장’서 결정

그 최전선엔 ‘외국인복지센터’

구조적 개선 변화 道에서 시작

이제 중앙정부가 응답할 차례

김구용국 문학박사·경기도외국인복지센터협의회장  김구용국 문학박사·경기도외국인복지센터협의회장

이민정책은 더 이상 단순한 인구정책이 아니다. 그것은 곧 사회통합정책이며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정책이다. 이주민의 유입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의 문제를 넘어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지역사회와 어떤 관계를 맺으며, 어떤 구성원으로 자리 잡는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민정책의 성패는 결국 ‘현장’에서 결정된다. 그리고 그 현장의 최전선에는 외국인복지센터가 있다.

외국인복지센터는 이주민의 한국사회 적응을 돕는 교육, 상담, 통·번역, 권익 보호, 일상생활 지원 등 삶의 전반을 지원하는 핵심 플랫폼이다. 다시 말해, 이민정책이 실제로 작동하는 ‘마지막 접점’이자 ‘첫 번째 관문’이다. 이곳에서의 경험이 곧 이주민의 한국사회에 대한 첫인상이 되고 나아가 사회통합의 방향을 결정짓는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는 이 중요한 현장을 충분히 돌보지 못했다. 외국인복지센터 종사자들의 임금과 복지 등의 처우는 오랫동안 열악한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이주민의 삶을 지탱하는 핵심 인프라가 정작 불안정한 기반 위에 놓여 있었던 셈이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변화가 최근 경기도에서 시작되었다. 경기도는 외국인복지센터 종사자들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정책을 도입하였다. 이는 단순한 금전적 지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현장의 노동’과 ‘돌봄의 가치’를 정책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변화가 일방적인 행정 결정이 아니라 민간 현장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공공의 정책적 수용이 결합된 ‘민관 협치’의 결과라는 점이다.

이 조치는 곧바로 두 가지 변화를 예고한다. 첫째, 종사자의 근무환경 개선은 서비스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 안정된 환경에서 일하는 인력은 더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이주민의 초기 적응 실패를 줄이고 장기적인 정착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다.

둘째, 이는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구조적 기반을 강화한다. 이주민이 지역사회에서 겪는 갈등의 상당 부분은 정보 부족, 문화적 오해, 제도 접근성의 한계에서 비롯된다. 외국인복지센터는 이러한 문제를 완충하는 중간 지대이며 그 기능이 강화될수록 사회적 갈등은 예방되고 공동체의 안정성은 높아진다.

결국 이번 경기도의 조치는 단순한 처우 개선이 아니라, 사회통합을 위한 기반 투자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왜 이러한 변화가 지역 단위에서 먼저 시작되어야 했는가.

현재 대한민국의 이민정책은 여전히 중앙정부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이주민의 삶은 지역에서 이루어진다. 일자리도, 교육도, 주거도, 관계도 모두 지역 안에서 형성된다. 그렇다면 정책 역시 지역의 현실과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

경기도의 사례는 이를 분명히 보여준다. 민간이 문제를 제기하고, 지방정부가 이를 정책으로 수용하며, 다시 그 효과가 지역사회로 확산되는 구조. 이것이 바로 앞으로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이민정책의 방향이다.

이제 중앙정부가 응답해야 할 차례다. 특히 외국인복지센터 종사자에 대한 처우 개선은 더 이상 지역의 선택 사항이 아니라 국가의 책무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 현재의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은 이주민 지원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으나, 현장에서 일하는 인력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원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이제는 이 법을 개정하여 외국인복지센터 종사자의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복지 확대가 아니라, 이민정책의 실행력을 높이는 핵심 장치다. 정책은 사람이 수행한다. 그리고 그 사람이 안정되어야 정책이 제대로 작동한다.

경기도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는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이민정책은 제도가 아니라 사람에서 시작된다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을 지탱하는 현장이 곧 사회통합의 출발점이라는 사실이다.

/김구용국 문학박사·경기도외국인복지센터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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